전체메뉴

부가서비스

트위터 페이스북
페이지확대보기페이지축소보기   페이지프린트하기페이지스크랩하기

화음동 정사지

재미

조선의 사상이 남아있는 바위


화악산으로 올라가는 중간에 맑은 계곡 사이로 두 개의 정자가 보입니다.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듯 오래 되어 보이는 정자에는 송풍정, 삼일정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. 강원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이곳은 조선시대 평강현감을 지낸 김수증이 벼슬을 사직한 후 정사를 지어 후학을 가르치던 곳입니다. 지금도 정자에 앉아 있노라면 구석구석 남아있는 흔적에서 그 때의 기운이 느껴집니다. 정자 근처의 큰 바위에는 얼핏 보면 의미를 알기 어려운 무늬들과 한자들이 새겨 있는데 당시 성리학에 심취한 김수증의 사상을 그림으로 형상화한 태극도, 하도낙서, 선후천입궤도 등을 바위에 새겨놓은 인문석입니다. 바위위에 앉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사색에 잠겨있었을 선비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.

 

무릉도원의 어디쯤?


김수증은 1682년 당대의 유명화가인 조세걸을 화천으로 불러 화음동 정사지를 포함한 약 8km의 아홉 구비의 곡운구곡이 경치를 열 폭 비단 위에 그리게 하여 후세에 남았고, 그림 안에는 발문과 제화시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. 곡운구곡도에는 그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세필로 자세히 묘사하여 실경의 명칭과 거리, 방향, 자연의 특징까지도 상세히 적혀있습니다. 그림을 통해 1600년대의 곡운구곡과 2000년대의 곡운구곡의 시간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. 그중에서도 선비의 기품이 남아있는 화음동 정사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이곳이 신선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.

 

산과 계곡을 휘감아 도는 바람이 부는 여름날이면 정자에 앉아 흐르는 계곡물소리를 벗 삼아 유유자적 시간을 즐겨봅니다. 자연이 벗이 되고 내가 자연이 되는 시간이 되면 너럭바위 어디선가 거문고 소리가 울려 퍼지고 바위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선비들의 모습이 보일지 모르겠습니다.

자료등록정보

  • 선박 문의 : 안전건설과 (파로호선착장 : 033-440-2518)